인도의 갠지스(힌디어로는 강가라고 함) 강가와 중국의 황하 연변에서도 찬란한 고대 문명이 있었다. 인도에서 일어난 수학은 아랍을 거쳐 유럽에 수입되고, 뒤로 로마의 수학과 결부되어 중세의 수학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된다. 인도의 수학을 논하기 전에 기수법의 역사를 알아보자.
우리 인류의 먼 조상이, 아직 1, 2, 3, 4, ··· 처럼 수를 세는 것을 몰랐을 때에는, 거기에 몇 개의 물건이 있다와 같은 것을 기록하든가 기억하는 데는, 거기에 있는 것과 소위 1대1 대응이 되는 다른 집합을 이용하였다. 예를 들면, 가축의 수를 기록하는데, 그 가축들을 한 마리씩 지나가게 하면서 지나갈 때마다 나무줄기에 눈금을 하나씩 긋는 방법, 사람들의 수를 셀 때 작은 돌을 하나씩 나누어주었다가 다시 그것을 모아서 보관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. 영어에 눈금을 뜻하는 tally라는 말이 있는데, 사전을 보면 “부절, 부신, 계산, 할인, 짐표, 단위수”를 뜻한다고 나온다. 또 돌을 뜻하는 calculus의 뜻을 알아보면, “결석, 돌, 계산, 미적분학”이라 나온다. 이들은 모두 인류가 계산에 있어 눈금이나 돌을 이용한 증거로 알려져 있다.
그 밖에도 인류는 자기 자신의 신체를 써서, 가령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이용하여 수를 외우거나 계산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. 실제로 한 손의 손가락의 개수인 5나 두 손의 손가락의 개수인 10,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합한 20이 셈의 한 단위가 된 것을 볼 수 있다.
가령, 그리스의 숫자는
과 같이 썼고, 로마 숫자에서는
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
과 같이 썼는데, 이는 5진법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된다.
영어에 20을 뜻하는 score라는 단어가 있어서 70을 “three scores and ten”이라고 한 일도 있는 것을 보면, 옛날에 20을 한 뭉치로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던 증거가 된다. 그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“득점, 셈, 20, 새긴 눈, 다수” 등이 있는데, 이것도 인류가 수를 사용해 온 역사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. 다수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, 20이 미개인들에게 있어서는 이미 큰 수였다는 것을 말해 준다. 현재에도, 아주 여러 번을 뜻하는 말로 “scores of times”라는 표현이 있다.
그러나 5를 한 뭉치로 해서는 너무 작고, 20을 한 뭉치로 해서는 너무 크며, 또, 두 손의 손가락을 꼽거나 펴는 것이 자유롭다는 것이, 아마도 인류가 10진법을 채용한 동기인 것으로 보인다. 실제로, 고대의 이집트, 메소포타미아, 그리스, 로마의 숫자들이 모두 10진법으로 표현되어 있었으며, 한 단위가 10개 모여 한 자리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기호를 쓰고 있다.
이에 대하여, 우리들이 현재 쓰고 있는 기수법에서는
1, 2, 3, 4, 5, 6, 7, 8, 9
로 나아간 뒤, 그 다음의 수를 나타내는 데, 위의 9개의 숫자 이외에 0이라는 새로운 기호를 준비하여
10
이라 한다. 그 다음에는
11, 12, 13, ···, 20, 21, ···, 90, 91, ···, 99
로 나아가고, 10이 10개 모였을 때, 새로운 기호를 도입하지 않고
100
이라 한다. 즉 우리들은 1에서 9까지의 9개의 숫자와 0이라는 기호를 사용하고, 자릿수를 생각하면서, 예를 들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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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 같이, 단 10개의 숫자로 모든 자연수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.
[네이버 지식백과] 기수법 (수학의 세계, 2006. 9. 10.,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)